5318 : 할머니, 예배가 없어~."
2024.01.28 11:00
5318할머니, 예배가 없어~."
세 살배기 하임이가 할머니와 놀러 교회에 들어갔다가 청년들이 행한 수련회 특별 순서-찬양 리허설을 구경(?)했단다. 피아노 트리오의 연주와 율동 팀의 찬양 연습을 한참 구경하다가 할머니를 놀라게 하는 말을 아이가 내뱉더란다.
"할머니, 예배가 없어!!"
세상에나 혼자 듣기에 너무 아까운 말을 할머니가 들었다며, 연신 내 앞에서 혼잣말처럼 되뇌었다.
영험한 한 아이가 어느 큰 교회에 들어서더니, "이 교회에는 하나님이 없어!!" 라는 신탁을 내질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었다.
이 시대의 어린 사무엘 들이다.
아이의 지적은 예배의 가시적 형식을 갖추지 못했다(설교하러 목사님이 강단에 올라오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나, 내가 순간 받아들인 것은, 가식적 예배, 즉 내용으로서의 예배가 없다는 성령님의 경고 같았다. 아버지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희생 제물, 즉 생명-예수 생명이 없는 예배가 오늘 우리의 예배가 아니냐, 라는 자성이 내 맘에서 일었다.
예배의 3요소 중, 성전인 건물도 웅장하고, 제단 또한 정결한데도, 정작 제물인, 참 제물인 예수 생명이 없다는 말이다. 예수와 함께 죽임을 당한 내가 없다는 말이다.
오늘도 그랬다. 아직도 살아 있다. 비리고, 구리고, 추하고, 가벼운 내가 살아 있다. 너를 찌르는, 살아 역사하는 제물. 도시 제물로서 가치(worth)가 전혀 없는, 가치 없는 것을 드리고 있어서 예배(worship)가 없는,
"할머니, 아버지*에게는 예배가 없어!!" 라고 듣는다.
* 할아버지를 하임이는 아직 혀가 짧아 아버지 라고 부른다. 아빠는 아빠라고 부르고.
2024.01.27(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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