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21 : 시 그늘
2024.02.04 12:51
5321시 그늘
그림자가 발치에 머물던 시절의 기백으로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와 850대 1의 진검승부를 벌였건만
황혼 녘에 더 길어지는 그림자처럼
캐비넷 열쇠를 쥔 황후의 거센 입김에
로뎀 나무 그늘로 피해 달아나던 노장의 긴 그림자
두개골 큰 사두개인들이
바알과 아세라의 신상을 내실에 모신 우상 지기 앞에서
고환 움켜쥐고 탬버린 쳐대며 꼬리를 흔들어 대고 있다
묵은 때 날리지 않을 존재가 없듯
송아지 가죽으로 치부를 가리지 않을 수 없는
여긴, 명품 치장으로 도드라진 에덴의 동쪽
숨어 계시는 하늘을 향해서는 가슴 뻐기나
나뭇잎 걷어낼 땡볕을 피해 숨지 않을 자, 그 누구리요
티를 찾으려 눈 부라리는 들보
누가 그 앞에 서리요
길고 어두운 그림자를 끌고 사는 이들
그 누가, 감히 비느하스의 분노*를 발하리요
욕망의 고지를 다투는 그림자로 뒤엉킨
현세 구복적 욕망의 그늘 아래에서
이세벨이 두려운 게 아니다
숨겨 온 자신의 그늘이 짙다
_____
* 모압과 미디안이 이스라엘 백성을 유혹하여 통혼하고 바알브올을 섬기도록 성공적으로 유혹한(민수기 25:1~9) 비도덕에 불만을 품은 비느하스는 이스라엘 남자와 미디안 여자가 함께 있는 동안 이들을 사적으로 처형했다. 남자의 장막에서 단창이나 창으로 남자와 여자의 배를 꿰뚫어 미디안 사람과 음행한 이스라엘 백성을 벌하시려고 하나님께서 보내신 재앙을 그치게 하셨다.(위키 백과)
2024.01.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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