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90 : 시 첫눈
2024.01.20 11:59
5290시 첫눈
첫눈
김성찬
첫눈이다
마른기침 한 번 없이 불현듯 내린 눈
홍조 띤
발신인 숨긴 손 편지 같은
첫 마음을
까치발로 다가가 손 내밀어
안아본다
따숩다
찬피 동물 같은 내 체온에도 녹아들어
온기를 발하는
만년설 같은 이 친밀감
나는 나를 견뎌낼 따순 힘을 얻는다
첫사랑처럼
딱 한번 내려 이내 녹아버렸어도
나를 나 몰래
계절이 끝나는 이 날까지 기억해 찾아 준
첫사랑 같은 첫눈에
나는 나를 이겨낼 참 힘을 얻는다
첫눈은
이후 겨우내
다시 나를 찾지 않을 것이나
첫눈은
단 한 번 간직한 첫 사랑 같이
차가우나 내내 따순 기억의 힘으로
첫눈은
엄동설한 내내
나를 이끌어 가리라
또 다시 삼백예순날을 지샌 후
나를 나 몰래
그 누가
첫눈처럼
다시 찾아 줄 그날까지
2012.11.1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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