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91 : 시 내리 사랑아
2024.01.20 12:02
5291시 내리 사랑아
내리 사랑아
아내가 없다
새벽같이 봄볕에 눈 녹듯 사라졌다
하임이가 정을 떼려고 하나 봐
눈도 안 마주치고 눈발 강풍을 뚫고 나선 길 끝에
문 닫고 나가!!
언 귓불 날리는 삭풍만 윙윙거린다며
아무리 어려도 그렇지, 그렇지 그래
영유아라지만 저한테 투자한 애정이 얼만데
업어 동네 한 바퀴도 지구를 두 바퀴 반도 넘는데
애하고 싸우는 거야 겨우 두 살배기하고?
짝사랑은 짝이 없다는 말 아니야?
서럽기 짝이 없고, 우습기 짝이 없다는 말, 그런 말
허긴 그렇지, 그래 두 살배기가 뭘 알겠어
잠자고 있는 저를 엄마 품에서 억지로 떼어내서
입맛 없는 밥 먹이고 입기 싫은 옷 몸살 나게 입혀서
가기 싫은 선교원 강제로 둘러업어 퍼다 놓는
악역만 해대는 할머니가 싫어서 그렇지
업혀 가며 언 마음 녹여주던 할머니의
등 따셔서 제 배 따신 온기가 아직도 생생할 텐데
삼백예순날 인내한 건 오히려 고 녀석일 텐데
이젠 풀쩍 모두가 제가 할 일임을 안 나잇값일 텐데
다시 바람이 차다
이 아침에도 문전박대당했을까?
되돌아온 기척이 없는 걸 보니
서로의 가없는 인내가 통했나 보다
일방으로 흐르는 사랑의 전류엔 감전되는 너란 없다
흐르고 흐르는 일로만 온전한 사랑이려니
되돌아 흐르지 않아 강력인 폭포수처럼
제 몸 부서지게 쏟아부어라
그대, 내리 사랑아
2024.01.08(월) 기온 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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