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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8귀한 후배들과 점심을 같이 했다.

후배 박찬희 목사가 2024년 중부광역신문 신춘문예 시 부분 당선됐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배덕만 교수와 함께 축하해 드렸다.
두 분 다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최고의 실력자이자, 말씀과 일치한 삶을 살고 있는 매우 훌륭한 분들이다. 바쁜 일정 중에, 먼 길을 오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우리 동네까지 와 주었다.
실로 오랜만에 속살 오르는 알찬 대화를 주고받았다.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혁신적인 일에 앞장선 두 분의 활력 넘칠 앞날의 행보가 기대된다. 함께 기도해 주시면 한다.
이후, 서로 나눔으로 섬기는 더조이유니언 사역의 신학화를 위해 두 분의 지식과 영감을 흔쾌히 한국교회에 나눠주기로 했다. “(기독교 다운 기독교란, 그 DNA란?) 약자를 발견하고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배덕만 교수).” 감사하다. 두 분의 폭 넓고, 통찰 깊은 강의가 기대된다.
점심 대접을 하려고 모셨는데,
그만—,
박찬희 시인께서, 쏘리~.
감사^
ㅇㅇㅇ
자물쇠
박찬희
안거가 일이라고 단단히 가부좌를 틀어
오가는 바람도 굳어 서있다
하필이면 벼랑 끝에 걸어놓은 맹약
효험이 낭설이기 십상이기도 하고
굳이 풀어 들여다 볼 상당한 이유가 없어도
그저 보는 것만으로는 잡다한 호기심만 늘어
없는 설명서를 찾아 읽는다
맹약의 해피엔딩은 녹슬고 녹아 서로에게 귀속되는 것
애지중지 닫아 걸 별 이유는 없어도
그냥 습관인 까닭에
벽을 치고 들어앉아 음과 양을 저 혼자 맺고 풀면서
맞지도 않는 열쇠를 깎는 일
어쨌든 그것도 수고라면 수고지
결속과 해지는 엎어 치나 메치나 한가지여서
틀림없는 쌍방의 일
자물쇠든 열쇠든 서로에게 맞출 수밖에
옳으니 그르니 해도 꼭 들어맞는 짝은 있게 마련인데
내가 너를 열 수 있을까
시도 때도 없는 옥쇄 앞에서
밤낮 우물쭈물, 나만 속절없이 녹슬어간다
2024.01.11(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