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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5더조이유니언 이야기 420 시 잔고

통장 잔고 38,698원
억대億臺를
저항 없이 흐르게 하는 초전도체처럼
작은 자의 고통에 감응한
거침없는 오른손 나눔이 차고 넘쳤고
설화석고를 파~싹 깨뜨린 순전한 나드 향내가 달다
흘려보내 주신 쪽쪽 흘려보내는
우리네 도수로에는 이끼 한 점 없다
세상도 없고 나도 없고
오직 그 이름만 드높이려
나무 위에서 자신을 다 비워내신
나사렛 예수처럼
우리네 긍휼도 넘치도다.
자화자찬하며 갖은 오만을 떨다가
다시 오목렌즈를 들이대 본다
아직도 무려
삼만 팔천육백구십팔 냥이 묻혀 있다
쉬이 범람할 큰 물질이다
도수로를 이내 막아버릴 탐욕에
눈멀게 할 맹아萌芽다.
쌓일수록 동록銅綠이 슬고 악취를 풍기는 잔고
탐욕을 부풀릴 한 터럭이자
더러는
광야의 만나처럼
단 하루도 넘김없이 흘려보냄으로
빛날 당신의 보혈이다
칼 든 자들이야 어쨌든
너만은 결백해야 할 엄정한 시국에
맞서는 손 기술이다
남기지 않아야 마땅한
잔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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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태복음 5장 26절
2023.12.20(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