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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 황당한 반지하생활자의 수기

2011.06.09 23:15

김성찬 조회 수:1525 추천:16



영혼일기 738: 황당한 반지하생활자의 수기

2011.06.09(목)

무릎이 나갔다.
절룩거리더니, 계단을 딛고 올라설 수가 없었다.
통증이 너무 심해 석계에서 내려 귀가하지 못하고, 석계역 부근 선한이웃병원 응급실로 직행했다.

근 한 달여 만에 탁구를 쳤다.
전혀 몸과 맘이 게다기 징비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한판 붙었더니 사단이 났다.
요즘은 하루가 멀다하고 병원 출입을 해대고 있다.
복통에, 요통에, 관절통에 별의별 실력을 무차별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낮 12시 부터 혼미한 몸 상태로 여러 사안들을 논의하는 일을 주도해야만 했다.
일흔을 넘기기가 쉽잖을 거라고 속내를 내비쳤더니 여든이 기본인데 뭔소리냐고 타박을 들었지만,
왜 나는 요즘들어 부쩍 70세를 마감시간 삼는 복심을 내비치고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랬어도 아침나절 나는 의기를 발했다.

지난 2011년 6월 7일 화요일 경향신문 33면에 게재 된 만화, ⌜지하생활자의 수기⌟ Ⅱ-ⅳ 경배의 공통성(글‧그림 김한조(블러그 http://sanchokim.khan.kr/))이라는 만화 글의 내용 때문이었다. 신문을 볼 시간이 거의 없어서 무심코 지나쳤었는데, 문득 이 아침 지난 신문의 그 내용이 머리를 스쳤다. 신문꾸러미를 다시 뒤져서 그 내용을 읽어봤다. 위에 Upload한 만화가 그 문제의 내용을 담고 있다. 스캔해서 올려봤는데 선명치 않다. 마우스를 그 만화에 대고 클릭해 보면 좀 더 나은 화면이 떠오를 것이다. 총 열 컷으로 되어 있는 만화다. 왼쪽 상단에서부터 첫 만화글귀를 여기 옮겨본다.

☀ 상단 왼쪽부터 첫 번째 컷, 만화글귀 - 왜냐하면 그 가엾은 피조물드르이 고민은 자신이나 다은 사람들이 경배할 대상을 찾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믿고 경배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야 한다는 데 있기 때문이오. 바로 이 경배의 ‹공통성›에 대한 욕구는 천지창조 이래로 전 인류는 물론 개개인의 가장 힘겨운 고통이 되어 왔소.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대심문관 이야기›에서 발췌-


☀ 상단 왼쪽부터 두 번째 컷, 만화글귀 -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기독교가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이유는 종교의 자유를 말살 당했던 역사 때문이다.

☀ 상단 왼쪽부터 세 번째 컷, 만화글귀 - 그러니까 국가 보안법이 꼭 필요한 줄을 믿쓥니까!☀ 상단 왼쪽부터 네 번째 컷, 만화글귀 - 그런데 역사적으로 따져보면 공산주의가 기독교를 탄압해 온 시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세월동안 기독교는 다른 종교와 사상을 탄압해 왔으며

☀ 상단 왼쪽부터 다섯 번째 컷, 만화글귀 -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될 날들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사찰이 무너지게 하옵시고

☀ 하단 왼쪽부터 첫 번째 컷, 만화글귀 - 성시화 운동 본부 창립대회. 기독교가 국교가 되는 날까지 아멘! 국가 보안법의 이유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 위함(경배의 공통성 강요)을 미리 제거하는 것이라면, 우리나라에선 공산주의보다 개신교가 훨씬 실제적인 위험인 셈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 하단 왼쪽부터 두 번째 컷, 만화글귀 - 발생하지 않은 가능성은 금지하거나 처벌하지 않는다.
☀ 하단 왼쪽부터 세 번째 컷, 만화글귀 - 여기서 나는 민주주의의 치명적인 매력을 본다.

☀ 하단 왼쪽부터 네 번째 컷, 만화글귀 - 저마다 경배의 공통성을 갈망하는 집단들까지 민주주의라는 우산아래 공존한다는 것. 참으로 섹시한 매력이지 않는가!!

☀ 하단 왼쪽부터 다섯 번째 컷, 만화글귀 - 그런 점에서 우리사회는 매력이 없구나... 쩝. 개신교는 되는데 왜 공산주의는 안 돼?

일단 그 만화글귀를 옮겨 적어 놓는다.
어제 아침 오피니언 팀장과한 한 소리 주고받았다.
이런 식의 터무니없고, 악의적인 개신교에 대한 도발에 대해 우리 개신교도들은 분명한 입장을 공동으로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간이 없다.
외출을 서둘러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