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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 103년차의 맛은?

2011.12.26 22:39

김성찬 조회 수:1606 추천:41





영혼일기 891: 103년차의 맛은?
2011.12.26(월)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일을 지혜 있고 똑똑한 사람들에게는 감추시고, 어린아이들에게는 드러내어 주셨으니,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이 아버지의 은혜로운 뜻입니다’(25-26
)"

부산에 왔다.
세상에서 제일로 맛난 차 103년차 송년회동을 위해, 불원천리하고 우리들은 다시 모였다.
2011년에만 네 번째 모임이다.
지난 2월 대천에서 부터 6월 서울, 8월 음성 찍고 그리고 오늘 부산이다.
그래도 다들 물리지 않는가 보다.
감사하다.

이번 기간 부산에서는 성탄트리문화축제가 열려, 우리는 복음적 볼거리로 눈을 밝혔다.

일시적 행정적 동기들이 죽마고우처럼 도타운 우정을 이어가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어느 누구 한 사람 특출난 사람도 없어 정치적, 경제적으로 기댈 언덕도 없는 장삼이사들의 모임이랄 수 있는 103년차 동기회에, 그 무엇이 있어 이렇게 끈끈한 연대를 우리는 만천하에 과시하고 있는가?

오늘 개회예배 설교를 이경환 목사님께서 하셨다.

마태복음 2장 1-12 / 동방박사들의 경배에 관한 설교였다.
그런데, 왜 유대의 율법사 가 아닌 페르시아의 점성가에게 그 비밀을 하나님께서는 일러 주셨을까? 라는 의문에 답하는 이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서 나는 우리 103년차의 영적 특미를 발견했다.

하나님 마음 밖에 있는 헤롯 궁정의 종교지도자에게는 자신을 계시하지 않으시고, 물론 계시하지 않으신 것이 아니다. 이미 율법을 주셨기에. 더군다나 그들은 율법 지식에 통달한 자들이 아니던가? 그러나 지식으로만 알고, 세상 맛에 찌들어 계시를 무시하며 산 저들에게는 '그 미가의 별'을 쳐다 볼 생각조차 없었을 터.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시더라 (삼상 16:7)."

그랬다.
나는 그 성령의 일깨워 주심에 동의했다.

103년차는 총회적으로 엘리압처럼 풍채와 키가 큰 회장단이 아니었다. 그랬어도, 우리는 그 극심한 총회 정치꾼들과 무문곡필을 일삼는 언론사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성령의 이름을 내건 경주성령컨퍼런스의 성공을 위해 가나 혼인잔치집의 물 떠온 하인들처럼, 최선다해 총회 결의에, 성령의 감동에 우리는 전적으로 순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에스카토스 이브'로 대변되는 우리 교단의 신앙정체성의 혼란을 막는 진리의 방파제 역할을 우리 풍채도, 키도 보잘 것 없는 우리 103년차가 기꺼이 담당했다.

나는 개회예배 이경환 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이상과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랬다. 이런 우리들이기에 하나님께서는 연약한 새순같은 우리 103년차를 택하여 교단을 위해 헌신케 하시고, 남다른 친교를 누리는 은혜를 누리게 하신 것이라 나는 생각하게 됐다.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일을 지혜 있고 똑똑한 사람들에게는 감추시고, 어린아이들에게는 드러내어 주셨으니,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이 아버지의 은혜로운 뜻입니다’(25-26)"

103년 차의 '맛'은,  
이같이, 아버지 하나님의 은혜로운 뜻
-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고,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도 없는-
그분을 우려낸 맛이다.

경건하게, 신실하게, 진리를 찾는,
그 진리를 최선다해 전하는,
부산 북일교회 황용득 동기 부부의 개척헌신의 열매를 통해,
우리는,
우리 103년차의 자화상을 다시 발견했다.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저 궁정, 하나님 마음 밖에 있는 자들에게
소동을 일으키는
우리는,

저들 밖에 양치는 목동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