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23시 천국의 주인공은,

하늘나라에서도 이 땅에서 살았던 자신의 생을 다시 또렷하게 회상하며 살 수 있는 자다. 천국은 복기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다시 추억하기 싫은 과거로는 살 수 없는 곳이 천국이다. 이 땅에서 이미 구원받은 자들에게만 마땅한 안식의 거처다. 떠나기 전에 다 게워 내고, 다 털어내고, 다 씻어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살된 소라도 피를 다 빼낸 몸뚱이만 제물로 바쳐질 수 있다. 이미 우리 안에 있는 천국을 천국 되게 하는 데에 장차 올 천국이 있다. 영이 가는 곳이 천국이라지만 영을 감옥 되게 한 육신의 행위로는 영이 안식을 누릴 천국을 향유할 수 없다. 악몽은 과거로 부터 온다. 천국은 악몽을 꾸는 곳이 아니다. 단꿈에서 깨어난 자, 그가 내일 천국의 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