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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19시 흙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면

 

제 자리에 서 있어도

절로 23.5° 기운 지구별에서
근시에서 원시에로의
자연 변이를 변심이라 말할 수 있을까
한 산을 넘어가며
해발 고도 높아지면서
좌우도 흑백도
초록별 동색임이 눈에 들었네
종점 가까운 길에 이르러
해가 기울어 가자 스며든
차별 없는 어둠을 돋우는
별이 왜 뜨는지 느낌이 왔다네
나침판 따라 직진만 하다가
돌에 걸리고, 물에 빠지고, 불에 데듯
너의 상처 보듬어 안아주다가
밟히고, 채이고, 찢기고, 죽임당한 뭇 영혼이
은하수로 흐르는 오밤중
사막의 수로임을 맛보았네
자전하는 능력이 있어서 공전이 가능하듯
변색 없어 사철 없는
사철 나무의 만년 푸르뎅뎅함으로는
어찌 만물이 재생할 흙이 될 수 있으랴
색 바래지지 않고서는
져서 흩뿌려지지 않고서는
구천에 떠돌지 않고
흙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면
제 자리에 가만 서 있어도
절로 23.5° 기운 지구별에서
2024.03.1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