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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1더조이유니언 이야기 333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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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서로돕기운동연합 더조이유니언(대표: 김성찬 목사) 이야기
제목 : 잔불이 잔불에게
대상 : 김기태 목사(강화교회)
후원금 : 100만 원(익명의 후원자, 지정 후원금)
일시 : 2023.08.28(월)
그는 잔불이었다. 몇 해 전, 나는 페북에서 꺼져가는 한 생명을 접했다.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그를 찾았고, 그가 우리를 찾으면 우리 임원들은 그에게 달려갔다. 멀었다. 강화도였다. 기실 그는 작은 자 중의 작은 자였다. 우린 그 고통에 감응했다. 늘 그의 안녕에 귀를 기울였다. 난 습관처럼 그의 페북 포스팅을 주목해왔다. 그의 페북 포스팅이 한때 자취를 감추더니, 지난 7월 13잉 목요일에 이런 포스팅이 올라왔었다.
“나의 정신적 질병 우울을 받아들이기로했다. 벗어나려고 할수록 우울은 나를 늪속으로 밀어넣는다. 이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칠 힘 조차도 없는 절망의 무기력이다. 받아들이고 나니 조금 여유가 생긴다. 나는 우울증에 걸린 정신병자이다. 약을 아침에 2알 저녁에 7알을 먹는다. 약을 먹으면 잠이 쏟아진다. 아내가 챙겨주는 식사를 하고 이내 잠에 빠진다. 반복적인 삶이다. 그래도 당분간은 살아 있음으로 만족해야 할것 같다. 글을 몇 자 끄덕이는데 머리가 아프다. 자야겠다.(2023.07.13(목)).”
그가 당일 약을 끊고 2023 더조이유니언 여름 캠프에 나타났다. 부인께서 운전해 오셨다. 함께 밤을 지샜다. 캠프 파이어 시간에 그가 안정된 목소리로 자신에게 임한 하나님의 보우하신 은혜를 담담히 털어놓았다.
“그날 밤 가장 하일라이트는 강화 김기태 목사님의 감동적인 간증, 암과 투병 하시면서 잘라낸 장기가 남아있는 장기보다 더 많으신 병약한 목사님! 6개월짜리 시한부 생명이 기적적으로 23년째 하루 하루 생명을 연장시켜 주셔서 매일매일 감사하며 살아가고 계신다 는 김기태 목사님. 장기간 수술 통증으로 인한 무통 주사에 마약 성분이 들어 있어서 뇌에 미친 마약의 부작용으로 정신적인 이상까지 찾아와서 정신과 약까지 복용하신다 는 목사님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으면서....그에 비하면 나는 얼마나 더 많이 가지고 있는가를 회개하는 하룻밤을 주시오니 감사하고,(박용석 목사).”
그랬다. 김기태 목사는 전신 마취를 다섯 번이나 했고, 다량 투여한 몰핀의 부작용으로 망상에 시달리는 정신병을 얻었다. 한 번은 무려 42일 간이나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상태에서 호스로 생명을 유지했어야 했다. 그랬던 그가 그 누군가에게서 회개를 끌어내고, 상대적 감사를 토해내게 했다. 캠프파이어, 그 화톳불 곁에서 잔불처럼 밤을 지새우던 목사 김기태가 그 긍휼하신 아버지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베푸신 은혜의 방편이었다.
지난 목요일(2023.08.24(목) 오전 08:08), 박용석 목사의 캠프 참여 후기를 정독하시던, 우리 회원 한 분께서 김기태 목사를 지목한 후원금을 보내주셨다. 병은 자랑하라고 했던가? 자랑해서는 안 될 자랑거리를 그는 즐겨 자랑했다. 그 자랑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다던, 사도 바울의 자랑을 닮아가고 있다.
오늘, 우리는 그를 또 찾았다.
여긴, 강화도다.
2023.08.28(월) 오후
오늘 8시간을 차 안에 있었다. 허리가~ 쬐끔. 그래도 감사‼️
——
잔불
타오르던 순간보다 긴 미련이다
다 떠나고 남은 잔불 곁에 홀로
잔불 같은 여명을 간수하느라 몸을 녹이고 있다
6개월 산다 했는데 23년째야
남아 있는 것보다 사라진 장기가 더 많아
잔불 곁에서 잔불 숨넘어 갈까봐.
삼경이 다 지나도록 떠나지 않고 있는
잔불에게 잔불이 던진다
형, 형은 100살을 살아야 할 이유가 있어, 있어
하루살이 병풍에 십장생 수놓고
유한 인생 믿음의 대상이 영존자여야 하듯
허리 숙이며 다가가 잔불 꺼질세라 호호
거친 호흡을 내뱉는다
튄 불씨가 내 안에서 타닥인다
2023.08.21(월)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