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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5 : 시 적시타

2023.09.10 11:02

관리자 조회 수:192

5145시 적시타

운 좋은 이들의 자기들만의 리그에 끼어들고 싶어
태생적 한계 극복을 위한
수차례 중앙 리그에 도전에 실패한 이후
어려우면 다냐 웃픈 시도 시 아니냐며
제 삭신 무너지는 소리에나 귀 기울이며 살고 있다는
겨우 나이 마흔 아홉 살 내기의
조로증을 앓는 소리에 깨어난 이른 새벽
저 나이에 무슨 병 타령이고
더군다나 생활 시란 말인가 시비를 일삼다가
항상 물을 채워 놓아야 하는 무논에
잡초와 병충해가 시도 때도 없이 들끓듯
수분 70%라는 사람의 몸에도
제 나이와 격 맞춤 아픈 구석이 있을 수 있음을 상기한다
15년을 함께 살았던 강쥐도
늘 션찮았던 귀를 먹은 소통을 즐기는
노구의 생을 만끽했었지
팔순 넘어 찾아온 섬뜩한 손님을
인술로 무찌르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 모셔
더불어 숲을 이룬 문단의 대가는
제 나이에 걸맞게 병마에 대처한 모범을 선보이셨지
걸맞은 손님을
걸맞게 모시고 사는
걸맞은 지혜를 탐하며
소변줄이 가뭄을 타는 새벽
적시타를 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하늘을 우러러
두 손을 높이 들었네
2023.09.07(목)
“마흔 아홉을 넘기고 쉰이 되는 세월 속에서 뼈마디도 시리고 만성단순취주염, 전립샘증식증, 수면장애, 불안장애, 심실조기수축 등 각종 통증과 허한 마음에 싸여 있단다. 가족들도 자신에게 더 이상 우호적이지 않고 완전히 벌거벗겨진 느낌이란다. 음식물 흘린다고 구박 맞고(시, 식구) 정성껏 선물로 보낸 시집이 중고서점에서 다시 돌아오고(시, 봄비) 눈치 없게 오는 눈에 투덜대며(시, 들락거렸다) 뼈마디 시린 입동(시, 뼈마디가 시린 이유)을 맞이한단다. 한마디로 찌질해진 삶에 대한 투덜거림이다.(박부민
시인의 <<날마다 날마다 생일>>(박수서, 생명과문학 2023) 서평 중에서)
박수서 시인의 <마흔아홉>이 내게 위와 같은 단상 한 편을 선사했다. 독자에게 글감이 되어주는 시인, 그가 참 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