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2008.05.04 10:23
윤동주
십자가 (十字架)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4 | 두번은 없다/비스와바 쉼보르스카 | 오해춘 | 2011.02.06 | 4452 |
33 | 내 무덤 위에 앉아 쉬리니 | 구재천 | 2008.05.28 | 2490 |
32 | 눈 내리는 밤 숲가에 멈춰서서 | 영목 | 2008.05.11 | 3261 |
31 | 악의 꽃 序詩 독자에게 | 영목 | 2008.05.10 | 3288 |
30 | 늪은,(이하 자기부정, 용서와 사랑의 회복의 시) | 영목 | 2008.05.09 | 2452 |
29 | 물고기의 말 | 영목 | 2008.05.09 | 2477 |
28 | 오지 않네, 모든 것들 | 영목 | 2008.05.09 | 2561 |
27 | 이식(移植) | 영목 | 2008.05.09 | 2331 |
26 | 마음의 달 | 영목 | 2008.05.09 | 2438 |
25 | 낡은 의자 | 영목 | 2008.05.09 | 2381 |
24 | 벌초 | 영목 | 2008.05.09 | 2260 |
23 | 편지, 여관, 그리고 한 평생 / | 영목 | 2008.05.09 | 2430 |
22 | 수수꽃다리에 대한 기억/ | 영목 | 2008.05.09 | 2279 |
21 | 발바닥으로 읽다 / | 영목 | 2008.05.09 | 2534 |
20 | 바람은 어디에서 생겨나는가 | 영목 | 2008.05.09 | 2286 |
19 | 가을, 빗방울꽃 / 김혜경 | 영목 | 2008.05.09 | 2380 |
18 | 침몰하는 저녁 | 영목 | 2008.05.09 | 2179 |
17 | 지하철에서 만난 여자 | 영목 | 2008.05.09 | 2594 |
16 | 슬픔 많은 이 세상도 | 영목 | 2008.05.09 | 2145 |
» | 십자가 | 강요셉 | 2008.05.04 | 5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