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많은 이 세상도
2008.05.09 18:46
정호승
슬픔 많은 이 세상도/정호승
슬픔 많은 이 세상도 걸어 보아라.
첫눈 내리는 새벽 눈길 걸을 것이니
지난 가을 낙엽 줍던 소년과 함께
눈길마다 눈사람을 세울 것이니
슬픔 많은 이 세상도 걸어 보아라.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던 사람들이
눈사람을 만나러 돌아올 것이니
살아갈수록 잠마저 오지 않는 그대에게
평등의 눈물들을 보여 주면서
슬픔으로 슬픔을 잊게 할 것이니
새벽의 절망을 두려워 말고
부질없이 봄밤의 기쁨을 서두르지 말고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살아보아라.
슬픔 많은 사람끼리 살아가며는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아름다와라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4 | 시 읽기>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2] | 조프리 | 2007.12.21 | 2865 |
33 | 시간의 동공 | 영목 | 2008.05.03 | 1175 |
32 | 산마을엔 보름달이 뜨잖니 | 영목 | 2008.05.03 | 948 |
31 | 그리운 옛집 | 영목 | 2008.05.03 | 704 |
30 | 어둠의 단애 | 영목 | 2008.05.03 | 943 |
29 | 등 | 영목 | 2008.05.03 | 741 |
28 | 6월 | 영목 | 2008.05.03 | 635 |
27 | 나뭇잎의 말 | 영목 | 2008.05.03 | 615 |
26 | 서쪽이 없다 | 영목 | 2008.05.03 | 698 |
25 | 가방, 혹은 여자 | 영목 | 2008.05.03 | 1331 |
24 | '톡 톡' | 영목 | 2008.05.03 | 630 |
23 | 수선화에게 | 영목 | 2008.05.03 | 870 |
22 | 플라타너스 | 영목 | 2008.05.03 | 694 |
21 | (이하 외로움과 소외의 시)이제는 다만 때 아닌, 때 늦은 사랑에 관하여 | 영목 | 2008.05.03 | 1120 |
20 | 십자가 | 강요셉 | 2008.05.04 | 598 |
» | 슬픔 많은 이 세상도 | 영목 | 2008.05.09 | 2144 |
18 | 지하철에서 만난 여자 | 영목 | 2008.05.09 | 2593 |
17 | 침몰하는 저녁 | 영목 | 2008.05.09 | 2178 |
16 | 가을, 빗방울꽃 / 김혜경 | 영목 | 2008.05.09 | 2379 |
15 | 바람은 어디에서 생겨나는가 | 영목 | 2008.05.09 | 22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