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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8:
2017.06.13(화)

날틀에 붙어가는 아해(兒孩)처럼

시쳇말로
걷는 x 위에 뛰는 
뛰는 x 위에 나는 
나는 x 위에 붙어 가는 
이 있다는 
속설이 있다.

이는 
인간 정글에서 절대 강자란 없고, 
상대적 경쟁력이 있을 뿐이라는 말이다.
아니, 붙어 가는 처세보다 더 강한 경쟁력이란 없다 라는 말이다.

금년도에 
나는 유독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포도나무 가지를 묵상해 왔다.

눈 앞에. 
날틀에 붙어가는 아해(兒孩)를
본다

붙어 가는
선함과 아름다움의 극치다
티가 없는 안온함이 석양처럼 깃들어 
있다.

눈 아래, 내 곁에
기내식도 거부하고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어둠을 
본다

하강할 무렵
날틀에 붙어가는 아해(兒孩) 사진을 건네며
말을 텄다

이웃나라 호치민 시에 근무하던 남편이 오토바이 추돌 사고를 당했는데, 상태가 심상치 않아서 태국 방콕 큰 병원으로 긴급 수송되어 왔다는 전통을 받고, 급거 방콕 행 뱅기에 올랐단다. 어떤 상태로 서울로 옮겨질지 모른다는 남편의 상태가 너무 염려되고, 마주치기가 무섭고, 두렵다며 몸을 움추렸다.

가슴이 찢어진다는 말이 육화된 아픔을 견디기 어렵다고 했다.

두 자녀 다 결혼시켜 놓고, 남편과 함께 자유와 풍요를 누릴 일만 남았는데, 

한 순간도 
당신께서 그냥 가게 하지 않으신다며
그녀는 묵주를 굴렸다.

관광만을 위해 길 나선 이들이
부럽다고 했다

적극적으로 동의를 하면서도

나는
작금 중환자실 행 그녀만은 못해도
이 뱅기에 올라 탄 일만이천 유람단원들도
그 누구랄 것 없이

분식 회계로 포장한 만면에
가득한 미소를 띠고 있어 보여도
기실 
제 각각의 긴 그림자를 끌며
그 누군가를 각각 부러워 하고 있으리라
고 생각했다

어떤 이는 
기내식을 잘 먹는 사람이 부럽고

어떤 이는
기내에서 잠 잘자는 사람이 부럽고

어떤 이는
기내 배설이 시원한 사람이 부럽고

어떤 이는
달랑 혼자 오지 않은 사람이 부럽고

어떤 이는 
비지니스 석이, 일등 석이 부럽고

어떤 이는
듀티 프리 매장의 사천 만원짜리 보석 팔찌가 부럽고

세상이 온통 
부럽고 부럽고 부러운 사람들로
천지에 부풀어 올라
쌕쌕이는 천공을 뚫었나니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한숨 눈 붙이고 맞은 이아침
밤새 안녕했지만
침전된 애린愛隣이 탄산수처럼
폭발했다

터져 나온 찬송으로 깨어났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하나님이 함께 계셔 
간 데마다 보호하며 양식 주시기를 바라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하나님이 함께 계셔 
위태한 일 면케하고 품어주시기를 바라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하나님이 함께 계셔 
사망 권세 이기도록 지켜주시기를 바라네 

다시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예수 앞에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그 때까지 계심 바라네 

그 여인에게
날틀에 붙어가는 아해(兒孩)처럼
위태한 일을 면케해 주시는 
그 보호해 주시는 은혜가 임하길
기도했다 

배경 모른 아내가 
아침부터 찬송 선곡이 이상하다고
했다

그녀는 나에게
주께 붙은 아이를 포착해 내는 
당신은 참 따뜻한 목사라고
했었는데
ㅎㅎ

기도한다

2017.06.13(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