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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9: 흰 타올을 내던지며

2017.06.14 09:31

김성찬 조회 수:13

2249:
2017.06.13(화)

흰 타올을 내던지며

조직에 연루된 죄로
달아나다 붙잡힌 포로를

발가락 잡아 뽑고 발목 뒤집고 
정강이 허벅지 날아 무릎차기 일삼다가
팔꿈치로 매운 일격을 가한 후
각 뜨듯 안심 등심 다 헤쳐 놓는다
다 됐나 방심한 순간 예고도 없이 급소를 
꽈악 짓눌러 숨죽여 놓는다
 
세 평이면 족한 줄 알았던 내 몸뚱이 크기가 테무진의 영토만큼 드넓음을 절감한다 얼마나 내 몸집이 큰지 천지 사방 천년을 헤집고 다니며 들쑤셔대는데도 빈틈 투성이다 각개 전투는 전 지역에서 연이어 벌어지고 제주도 조랑말 수준인 이내 체력으로는 감내하기 힘든 시공간을 부대끼고 있다 일각이 여삼추다 이미 백기를 들었는데 윽박지르며 "힘 빼, 힘 빼" 숫제 반말 하대 다. 뺄 힘도 없는데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식으로 묘기백출 유격 몽골 기병대는 이내 조선 땅을 종횡무진 초토화 시킨다

얍복 나루 야곱의 씨름이 
이 모양이었을까

날 새는 줄 모른 몸 싸움에 
제 정신이 아닌 상태로 서로 밤을 지새우고
아침을 만드신 하나님께서도 포기하려 들었던 
온 밤의 인내

니가 이겼다

이는
야곱 니가 나를 이겼다는 
하나님의 승복 선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하나님께서 내가 졌다 
라고 당신께서 두손 든 말씀도 
아니다

니가 니를 이겼다 
아버지 이삭이 외삼촌 라반이 결국 형 에서가
지겨워서 야곱의 손을 들어 준 것처럼

니가 이겼다 그래 니 잘났다
그런 입에 발린 말일 뿐이다

나를 포기하지 않던
그녀에게 니 잘났다 속으로 몇번이나 내뱉었는데
나도 얍복 나루의 천사처럼

돌아 와 누워 
얼얼한 내 삭신이 토로하는 탄식에 
귀 기울여 보니
기실 맷집이 허약했던 야곱은 
내가 아니었던가 싶다

야몽 야몽(태국 안티프라민)
야몽 떡칠해 주세요
난 신음을 토해 내다가
흰 타월 내던지듯 그 환각을 구원으로 요청했다

형 에서를 망각할 몰핀을 하늘에 구한 
기실 허약했던 야곱처럼

마른 하늘을 쥐어 짜는 투정이나 부린
야곱처럼

내 근력이 문제다
신혼신이 하나임이 증명된 새 세기에
몸의 근력이란
살코기의 근력만이 아니라
정신의 근력 신앙(믿음)의 근력까지다

전인적 근력을 키우는 담금질이
시급히 요청된다

근력은
마땅히 키워야 겠지만

다시는 노 땡큐다

야곱도 
두번 다시 얍복 나루로 돌아가지
않았을 거다

두번 다시 얍복 나루에 
나도
안 오고 싶다
ㅎㅎ

2017.06.13(화) p.m 10:18 파타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