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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터키 1 공항 면세점에서

2018.04.13 08:57

관리자 조회 수:9

2018 터키 1.

 

공항 면세점에서

 

면세 혜택을 받아누릴 수 있다기에

면죄부 받듯 가슴 열고 들어선 듀티프리 숍은

꽃뱀의 유혹에 눈 밝아진 이브의 에덴처럼 화사하다

 

꽃단장한 진열장 면세 상품들이

방울 뱀의 꼬리처럼 치켜든 면세 가격표가

기실 면세를 표방한 과세 폭탄이다

 

면세를 공짜라 착각한 망상에서 깨어나

이내 몸은 면세 혜택을 받아누릴 급수가 안 되는

원천 면세 국외자임을 간파하는 순간

 

움찔, 눈길 거북한 호객 행위를 피해 

면피 퇴로를 찾아 서둘러 뒷걸음질 친다

 

하늘을 찌르는 면죄부의 가격

그 누가 저 에덴을 받아 누릴 수 있을까

 

허기가 확 밀려든다

허기에 말려 들어 선 스낵 코너

김밥 한 줄

면세 가격으로도 무려 오천 원이다

 

면세 되었다 하나, 한 줄 김밥마저 금값이니

완전 면죄를 받으려면 

우린

얼마나 진한 노역을 바쳐야 할까

그 무엇으로 마리아나 해구 같이 깊은 죄를 면죄 받을 수 있을까

 

면세로 득할 수 없는 천국

억만금 면세 혜택을 받아도 유리 바다 천국 성을 

그 누구도 구매할 여력이 없으리

 

돈으로 살 수 없는 천국

눈속임 면세 같은 면죄부로는 절대로 획득할 수 없는 구원

 

공항 면세점에서

천국을 살 수 없는 값싼 돈의 허전한 실상을 본다

 

공항 면세점에서

돈으로도 못가는 값비싼 하늘 나라를 본다

 

면세 상품이 면세를 희롱하는

공항 면세점에서

 

면죄부가 면죄를 희화화하는 

장사치의 소굴된 면죄부 성전

핏발 예수를 본다

 

공항 면세점에서

 

2018.03.20(화) 오전 10시 25분 이스탄불 행 뱅기를 기다리며, 듀티프리 매장을 들락거리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