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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터널

2011.02.14 10:27

이성우 조회 수:888 추천:40

지난주 지방회가 끝나고

강원도 동해시에 있는 한사랑 성결교회에

이대 교목실 다락방 대학생 전도협회의 파송을 받아 다녀왔습니다

아주 짧은 기간

30명이 조금 안되는 초등학생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

10명의 대원.

내 방 문패 만들기 . 과자 만들기. 웃음치료 . 성경 이야기 동영상 . 축호 전도 . 저녁 집회

```

올 여름 야구캠프를 약속하고 돌아오는 길

모든 분들이 뉴스를 통해 보셨던 그곳에 저희는 있었습니다 .

100년만의 폭설

그리고 1m 가 넘는 눈 밭.ㅎ

이건 눈 밭이 아니라 눈 바다 입니다

끝을 알 수 없고 바닥이 없는 듯한 .

11일 저녁 11시 36분에 출발 예정인 기차는 40분 후 , 20분 후, 강릉에서 정동진에 왔으니 15분 후

에 도착한다더니

새벽 2시가 지나서야 전면 운행 중지 되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대합실이 웅성대는 그 시각

저희는 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피난처로 생각했던 24시 해장국 집은 오가는 사람도 차도 끊기자 문을 닫아 버렸고.

가까운 곳의 찜질방을 소개해 주는 친절한 아주머니의 말씀을 뒤로한 채 무작정 대합실을 나와

눈을 헤치며 눈발을 마주하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맨 앞을 가던 전도사님의 뒤를 좇아 다다른 곳은 저희가 머물던 교회인데 목사님은 아주 빈틈없이 문을 걸어 잠그고.

혹시라도 열려있는 창문이 있을까 ?

허리까지 빠져 가며 옆으로 뒤로 예배당을 뱅뱅 도는데

화장실 손바닥만한 창문이 열려 있어 학생 하나를 밀어 넣고 .

천국에 다다랐습니다.

따뜻한 방바닥에 편의점에서 사온 라면으로 몸을 녹이며

저희는 말 할 수 없는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고생 스럽기는 했지만

12일 오후 3시 재개된 열차 운행에 맞춰 막 끓여 비비던 비빔 라면을 남겨둔 채 서울로 향했습니다

저녁 9시가 지나 청량리에 도착하니 저희를 맞이한 건 쌩쌩 부는 겨울 바람이었습니다.

뼈다귀 해장국으로 속을 풀고는 모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

언제 다시 경험해 볼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하루만에 ~~~

어린아이가 될 수 밖에 없던 그 시간 그 자리

!아버지 ! 감사합니다 .

물론

엄청난 폭설로 피해를 입고 아파하는 분들께 ...철없는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죄송한 마음 입니다 .

오늘도 전국적으로 눈 폭탄이 쏟아지는데

지금이라도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을 탐욕의 포크레인으로 파헤치는 어리석음을 중단합시다 .

차라리 우리의 마음을 파헤치고 뒤 엎어 새로워 지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