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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일기 293:
2009.05.14(목)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그 선율이 쾌적한 밤이다.
임원수련회로 설악산에 와 있다.
한계령 옛길을 타고 넘어 오색그린야드 호텔에 투숙했다.

오후 6시 우린 3층 홀에 모여 도착예배를 드렸다.

예배 후, 50년전통의 산채 비빔밥 집 이모네에서 별미 산채를 즐겼다.
역사와 전통이 과연 실력없이 아룩될 수 없음을 새삼느꼈다. 다들 맛나게 한상 가득한 음식을 즐겼다. 의당 회장인 내가 첫 식사를 접대했다. 어서 회장 끝나야지, 탄식(?)하며, 주머니가 헐거워지는 허전한 비애(?)를 맛보면서도, 이 일에 보람을 느낀다.

식사 후, 오색약수터에서 약수를 한 모금씩 들이킨 후, 탄산 온천수에 몸을 푹 담궜다. 연 사흘이나 온천수에 몸을 담궜지만, 나날이 그 맛이 새롭다. 몰려들던 피곤이 확 풀리며 온 몸에 안온한 생명력이 넘쳐나는 것 같다. 저녁 담화를 나누자고 했지만, 다들 안식에 들어간 듯 하다. 난 본관 2층에 마련된 컴퓨터에 앉아 수담으로 하루를 정리하고 있다. 무념무상.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세상도 없고 나도 없는 쾌감이 활활 혈관을 타고 흐르고 있다.

도착예배 설교를 했다.

본문은 시편 19편 1-6절이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언어도 없고 말씀도 없으며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의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의 말씀이 세상 끝까지 이르도다 -------.

하나님의 말걸어 오심은 그 채널이 다양합니다. 그 많은 말걸어 오신 방편 중의 대표적인 방편이 자연입니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무슨 말입니까? 자연 만물을 통해 신의(神意)를 드러내시는 하나님께서 오늘 여긴 모인 우리 서울중앙지방회 임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자연의 타자성을 인정하라!


무슨 말씀입니까? 자연을 이용의 대상이나, 수단으로 대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자연을 이용하고,착취하고, 수단으로만 대해 왔습니다. 하여 그 자연이 인간에 대해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하여 인간들이 그 자연의 역공 앞에 말씀을 다시 펼쳐 읽다가 자연이란 정복과 남벌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1세기 자연 대재해 앞에서 우리는 말씀의 참 뜻을 발견해 낸 것입니다.

자연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이용하고 착취만 하는 대상이 아닌 보살피고, 보호해야할 존재가치로 인정하고, 대하라는 말씀을 성경 안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시간 우리는 자연의 일부인, 아니 자연만물의 청지기인 우리 인간들에 대한 태도도 점검해 봐야만 합니다. 우린 사람들조차 이용하고, 착취하는 대상으로 여겨오지 않았나 되돌아 봐야만 합니다. 자연의 타자성을 인정하듯, 인간의 타자성도 인정해야만 합니다. 자식도, 아내도 그 누구도 우린 우리와 동일한 인격을 지닌 존재로 여길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지방회 행정을 위한 부르심을 받은 자들입니다. 그러나 행정이란 때때로 늘 인간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대하게 되는 삭막한 업무입니다. 그동안 사람 중심적 행정보다 일 중심적 행정에 치우친 이 부족한 사람 때문에 맘 상한 분들이 여기 계시리라 여겨집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형제의 타자성을 인정하라 는 말씀입니다.

우린 이런 행정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그 누구의 착취의 대상일 수 없습니다. 임원의 자리들도 직무이지 직위여서는 안됩니다. 서로서로 인격적 대우를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다시 다지길 원하시는 성령께서 오늘 우리를 이 자리로 초청하신 것이라 저는 여겨집니다. 그동안 행정을 집행하느라 갈리고, 찢긴 마음 여기서 다 풀어 버리고, 다시 한 번 진정한 사랑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공동체로서의 지방회 행정조직이 되길 소원합니다.

우리는 자연을 설명하려 듭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따뜻한 배려가 부족합니다.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자연을 통해 말걸어 오신 성령님의 살가운 격려와 권면에 우리 모두 함께 귀기우리는 기회를 얻게되길 바랍니다. 우리 말씀 안에서의 따뜻한 연대를 다져, 앞으로 삭막한 행정 업무 수행에 있어서도 상호 인격적 대우와 배려를 아끼지 않는 역사가 전개되길 소망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되시길 기원드립니다.

이렇게 설교를 했다.
모두들 뜨겁게 참 아름다운 주님의 세계를 소리 높여 찬송했다.
저 솔로몬의 옷보다 더 고운 백합화---.
감동이 일었다. 

이런 귀한 안식의 기회를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를 드리며.
모두 단잠자는 한밤되길 기원한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11-27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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