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7: 올레^^
2013.08.30 21:56
영혼일기 1407 : 올레^^
2013.08.30(금)
...
너무 빠른 것은 슬프다
갈 곳이 멀리
마음이 멀리에 있기 때문이다
...
ㅡ [바깥] 중 / 문태준
▷▷▷
빠름 빠름 빠름 올~레^^
아내가 육순(六旬)을 맞아서야 말(馬)을 갈아탔다
천리마(千里馬)다
요사이 태아조차 손에 쥐고 있다는 액세서리를
이제야 접수한 낡은 그녀가
어서
이 천리마(千里馬)를 타고
벌써
저 스마트한 세상으로 멀리멀리 달아 난
당신의 외도(外道)를
뒤쫓아야하는 절박에
야생마(野生馬)처럼
육갑을 떠는 천리마(千里馬)를 붙들고
눈을 희번덕이며 파닥거리고 있다
육순이나 된 이날까지
자축(自祝)만 해 왔던 그녀만의 결혼기념일에 배달 된
저 물건을
결^혼^ 기념일 선물^^이라며
예쁜 척 자처하며 자축하고 있는 그녀는
아무리 빨리 달려도
육갑을 짚는 이날까지 다다라 본적이 없는
당신을
야생마(野生馬)처럼
잡아 붙들어 맬 수 없으리
천리마처럼 달려 올 내일이
천리마처럼 달아 날 오늘이
빠름 빠름 빠름 올~레^^
그 사랑을 미처 따라잡기도 전에
오고 있음도
가고 있음도
아날로그 그녀는
미처
셈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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