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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5: 남수영 장로 소천

2020.10.20 09:54

관리자 조회 수:17

다시, 울산 행이다.
동서 남수영 장로가 소천召天했다.
향년 66세로, 오늘 2020년 8월14일(금) 새벽 2시 30분에.
부고를 접했으나,
큰누님 발인, 하관예배가 겹쳐서 춘천 동산추모공원에 다녀왔다가,
3일 연휴 시작하는 주말 첫날이라서 오후 9:30분 겨우 허락된 차편으로
울산 조문길에 들어섰다.
우군을 하나 둘 잃어가는 형국이다.
너무 오래살아 미운 사람들 다 먼저 가버려, 이젠 미운 사람이 없다는 약된 세월 스타트 라인에 나도 들어섰다.
미운 사람도 사라지지만, 우군도 앗아가는 세월의 무상.
이 경우 세월이란 모든 것이 아무 보람도 없이 헛되고 덧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모든 현상은 계속하여 나고 없어지고 변하여 그대로인 것이 없다는 종교적 의미로써의 무상無常이다.
하여, 이젠 없는 듯 있었던 사람 든든함이
이제 후로는 있는듯없는 사람 허전함으로
날이 갈수록 더심화되어갈 것이 명백하다.
동열이도 종범이도 떠나고 없는,
해태 타이거즈처럼
울산이라는 내게 또 하나 인연의 탑 한켠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물론 장모님께서 살아계시지만,
해도, 함께 뛰는 현역 선수를 잃은듯,
험한 세상 변호인 없이 법정에 들어 선 듯한 황망함을 금할 길이 없다.
그래 결국, 초상집의 호곡도 고인을 위한 것이 아님에 틀림 없다.
제 설움에 우린 운다.
늘 그렇듯,
그렇다 사람이,
티끌처럼 외로운 사람이기에, 사람은
2020.08.14(금) 서울역으로 향하는 전철 시방 종각역이다.
기도를 시켜보면 그 속마음을 알 수 있다. 고해성사 받듯. 원탁을 껴안고 손에 손을 마주잡고 돌림 기도를 했다. 첫 주자 보영이가 쉬 발동을 걸지 못하다가 울먹이며 간구를 발했다. 이 땅에서는 다시 못 볼 부친과의 예비적 슬픔을 나누면서도, 부러 봄바람처럼 생글거렸음에 틀림없다. 허나 기도의 가면은 없기에 그녀들이 심중에 욱여넣었던 비탄이 기도였음을 우리는 확인했다. 함께 속울음을 울면서.
세 딸들의 기돗말을 나는 다 기억하지 못한다. 허나, 그 전체의 대강은 이랬다. 주여, 미력한 우리는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늘 당신에 대한 그늘 없는 믿음의 백기를 높이 듭니다. 고마운 것은, 죽음 앞에서도 장로로서의 기품을 유지하며, 극렬한 환통을 겪으며, 나날이 쇠잔해져 비록 피골이 상접한 몸이지만, 무의식 중에도 범사에 감사를 놓치지 않으시는 당신의 신앙의 모범을 우리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주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다짐합니다. 우리들도 장로 남수영 아버님과 5년 전에 먼저 가신 권사 윤은경 어머님의 백절불굴의 신앙을 이어받는 신앙의 명문 가정을 세워 나가겠습니다.
말할 힘이 없어서, 필담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동서 남장로가 내 앞에 이런 필담 메모를 내밀었다. 전체적으로 흔들렸으나, 일점일획은 든든했다. 병마에 무너지면서도 결코 굴복하지 않는 그 강인한 영성처럼.
지금 같이 동참할 수 있는지, 우리와?
(병실에서 나와 5층 정원 산책길에 나선다며)
우리와 (안)그러면 기도라도 해주면 감사
(하겠다고, 기도해 달라고)
.
.
(함께 기도하며, 옛이야기 나누다가 남 장로가 먼저, 오랜 시간 함께해줘서 고맙고, 미안하다며, 다시 필담으로)
마무리 기도
(를 부탁한다)
는 사인을 나에게 건넸다.
그 말기 중의 말기인 몸으로 그는 독도를 다녀왔단다. 독도 가족 기도회가 버킷 리스트에 들어있었던가 보다. 우여곡절 끝에 멋진 교회당을 짓는 사역을 하나님의 은혜로 끝내 완수하고, 지난 주에는 당회까지 참석하며 당회원으로서의 사명을 죽음으로 사수한 그가, 하나님 나라 확장은 물론이요, 국토 지킴이로서의 의무도 혼신의 힘을 다해 수행했단다. 오늘 대화 중에 바람도 잔잔케 하시는 하나님의 권능으로 호수 건너듯 독도를 다녀올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나누자, 그가 파안대소했다. 그는 애국자요 동시에 참 신앙인이다. 이로써 그는 영육간에 그에게 주어진 사명을 완수했다. 테텔레스타이-그래, 남장로는 아내 윤권사처럼 다 이룬 사명을 공표하고 있다.
아내 사랑, 그 부부 사랑은 그들의 삶의 거울인 세 자매들의 남다른 효심과 우애가 분명 증거하고 있다. 세 자매의 효심과 우애는 언설로 표현할 길이 없다. 모태에서부터 지켜봐 오신 외할머니께서 쟤들은 단 한 번도 다툰 적이 없는 천사들이라고, 늘 그 손녀들의 효심과 우애에 탄복해 마지 아니하신다. 오늘도 세 자매는 그 마른 육신에 일각일각 이는 생멸의 소리를 감지해 내느라 교대로 날밤을 지새우고 있다. 제 체온을 나누려고 그 뺨에 뺨을 다투어 비벼대며, 촉촉한 눈시울로 회자정리의 별리를 고하고 있다. 몸이 다시 사는 것을 믿는 믿음에 굳게 서서.
사별 후 5년 여나 되었고, 하여 자녀들과 주변의 지인들이 재혼을 권했지만, 아내 사랑이 특심한 그는 미동도 하지 않더니, 이렇게 아내 곁으로 가려고 서둘고 있다.
그는 여호수아다.
여호수아처럼 그는 사명의 시간을 마감하려 하고 있다.
그 자녀손들은 고백한다.
나도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먼저 걸으신
승리의 십자가의 길과 새생명 부활의 길을, 찬송하며 가겠노라,고.
여호수아 24장이다.
14 ○그러므로 이제는 여호와를 경외하며 온전함과 진실함으로 그를 섬기라 너희의 조상들이 강 저쪽과 애굽에서 섬기던 신들을 치워 버리고 여호와만 섬기라
15 만일 여호와를 섬기는 것이 너희에게 좋지 않게 보이거든 너희 조상들이 강 저쪽에서 섬기던 신들이든지 또는 너희가 거주하는 땅에 있는 아모리 족속의 신들이든지 너희가 섬길 자를 오늘 택하라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하니
16 백성이 대답하여 이르되 우리가 결단코 여호와를 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기기를 하지 아니하오리니
17 이는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친히 우리와 우리 조상들을 인도하여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올라오게 하시고 우리 목전에서 그 큰 이적들을 행하시고 우리가 행한 모든 길과 우리가 지나온 모든 백성들 중에서 우리를 보호하셨음이며
18 여호와께서 또 모든 백성들과 이 땅에 거주하던 아모리 족속을 우리 앞에서 쫓아내셨음이라 그러므로 우리도 여호와를 섬기리니 그는 우리 하나님이심이니이다 하니라
아멘, 아멘!!
2020.08.07(금) 오후4:36분, 동서 남수영 장로 심방을 마치고 귀경하는 열차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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