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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7: 배려의 미학

2020.10.20 09:56

관리자 조회 수:17

감사로 여는 아침
그 배려의 미학에 부쳐
장모님과 딸내미들이 식사를 준비하면서 주고받는 대화가 아침을 연다.
감사하단다.
우리에게 연이은 영결 예식을 시간차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게끔, 천날 같았을 막판 숨찬 긴 하루를, 죽음보다 강인한 의지로 버텨 준 고인의 산 자를 위한 배려가 너무 고맙고 감사하단다. 하루, 단 한 시간이라도 더 아부지와 따뜻한 살부벼보려고 세 자매가 다투어 25시간 그 곁을 온기로 지켜낸 기특하고 대견한 효심도, 곱디 곱단다. ‘효와 우애’가 화석이 되어버린 이 불효의 시대에 우애의 천연기념물이 따로 없단다.
배려의 미학,을 그 숭고한 주검에서 맛본다.
그랬다. 긴 장마를 인내하고, 극렬한 환통을 죽을 힘을 다해 참아내어, 적절한 시차 바통터치로 큰누님과 남장로는, 타인에 대한 배려로 살아 온 자기 생의 저력을 마지막까지 과시하며 천국에 입성했다. 예정된 죽음 앞에서, 우리가 품었던 기우 ‘만일 한날 한시에 가면 어찌하나?’라고 우리가 공연해 온 이기적인 기도에 그네들은 몸말로 응답이 되어주었다.
다시 말해, 바통터치하듯 큰누님의 하관예배를 드리던 날에, 동서 남장로는 극한 고통을 자정까지 넘겨가며 밤 사경까지 버텨주다가 손을 놓았다.
날씨는 또 어떠했는가? 긴 장마 동안 인내의 인내를 거듭하며 견뎌내다가 산 사람에게는 마른 땅을 선사하고 떠났다. 실로 오랜만에 비 없고, 구름 기둥이 인 선선한 일기를, 그 배려로 우리들은 만끽하고 있다.
과연 두 분은 자신들이 살아온 방식대로 이별을 고한, 배려의 미학, 그 장인들이었다.
잘 살았다는 것, 잘 죽는다는 것을 산 자의 편의로, 장례 기간의 일기로 셈할 수는 없다. 잘 살고, 잘 죽는 상대 평가를 죽음 앞에서 논한다는 것은, 모두 다 공평한 죽음에 붙여진 인간 존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하지만, 살아남은 자들의 편의와 이해관계라는 차원에서 우리는 그분들이 몸말로 체현한, 배려의 미학을 이 설운 아침에 곰곰이 복기하고 있다.
우리도 몸말로 체득해야할 배려의 미학을,
덕담으로 주고받으며.
2020.08.15(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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