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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1: 통증

2022.08.11 16:51

관리자 조회 수:20

4591

 

통증이 게릴라전을 펴고 있다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잡았다 싶으면 자리를 옮겨 똬리를 튼다

작금 자아 분열증을 앓고 있는 국토에서  

전이된 게릴라 전으로  

애국심 가득 찬 내 몸뚱어리가 성한 곳이 없다

 

지난 수요일부터 늑골 엑스레이 엉덩이 엑스레이 약침 공세 부황 뜨기 물리치료 도수치료에 연이어 오늘 일주일째 다시 머리 CT 촬영에 지리산 공비 토벌하듯 앞뒤 좌우 위로아래로 굴리고돌리는 엑스레이에 십수 방 찍혔다 따끔한 주사도 맞고 물리치료도 받았다. 피 딱지 더덕더덕, 온 국토가 신신파스 천지다. 처방약도 한 보따리다. 

 

허리가 다 무너졌단다 근육은 물 같고, 사반세기를 앓고 있는 좌골점액낭염은 앉는 것도 허하지 않는다 생체로 간이 뜯어 먹히는 형벌을 누린 프로메테우스는 세상에 불을 선사했다는데 나는 선채로 가야 할 형벌을 세상에 무슨 기여를 했다고 받고 있는지?

 

입술 안쪽이 곪아 터졌다.

국토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반증이다.

 

전철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짧은 시간에 신발이 다 젖었다. 제반 NSC 위기관리센터, 중앙 재난안전대책본부, 위기대응 시스템이 다 갖춰진 청와대 놔두고, 핵폭탄도 아니고 겨우 물폭탄에 제 집에 갇힌, 대통령이 이재민 된 21세기 대한민국. 하여, 안방에서 전화로 (나라 꼴이 정말 ㅋㅋ) 위기 대처했다는 굥가는 비 한 방울 맞은 일 없었겠지, 반지하에 갇힌 발달장애인 가족이 무려 세 명이나 죽어나갔다는 비보가 들리는데……

 

2022.08.09(화) 12시 2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