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7: 시/암태도, 부두 남강
2019.02.22 13:42
암태도, 부두 남강
외조부께서 별세하셨다는 부음을 듣고
별리의 슬픔을 배설하러
엄마는 남강 부두에서부터 십여 리 떨어진 친정 길을
삶과 죽음의 돌이킬 수 없는 단절을 미처 인식하지 못한
이 코흘리개에게
배설을 허할 시간도 없이 애도 일념의 길을 재촉하시었지
거센 딸네미의 한치 앞길 분간하기 어려웠던 일생처럼
딸의 모진 운명을 죄다 안고 떠나시겠다는
친정 아버지의 옹근 다짐이
그날따라 유독 거센 눈보라 되어
소작쟁의 암태도 지천에 널린 허기를 다 쓸어가는듯 했네
부두 접안이 어려워 나룻배로 옮겨타고 간당간당 오간 뱃길
천사가 놓은 대교로 하늘하늘 오가게 되었다는 전언을 들으며
애곡도 겨운 찌든 운명에
뒤란에서 홀로 흐느끼시던 외조부의 막내 딸
내 어머니의 삶에 찢기고, 자식 도리 못해 무너진 회한이
속도전을 펴듯 전이되어 왔다
배설하지 못한 어미의 설움에 막혀
배설하지 못한 대물림으로
십여 리 길이 천 리 길보다 더 멀게 느껴졌던
이내 육신에
2019.02.20(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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