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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7: 시집 추천사

2021.08.12 09:28

관리자 조회 수:5

4077

시집 추천사가 왔다. 국민 작가 이승우 소설가에게서. 국민 작가니까 국민의 시집에 추천사를 써주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고 뭉개면서, 앉아서 받았다. ㅎ 고맙다. 

 

단호한 턱선을 가진 사람의 예기치 못한 속울음이 이 시집이다. 다만 순백의 하늘을 바라는 영혼이 땅에서 육체로 살면서 얻은 내상의 기록이 이 시집이다. ‘항상 길 위에만 있’는 낙타가 걸어간 순례의 발자국이 이 시집이다. ‘길 없는 길에 길 되어’ 가기를 자처한 이 순례자는 예레미야처럼 고뇌하고 운다. 성과 속을 오가며 흔들리며, 그 흔들림으로 균형을 맞추며 이 목회자/시인은 사랑을 말하지 않으려 애쓴다. 알겠다, 그의 시어는 사랑을 말하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의 사랑의 언어이다. ‘더러는 의무처럼, 더러는 은혜처럼’ 이 일각의 문장 아래 있는 빙산의 문장들을 상상하는 것이 이 시집을 읽는 기쁨이다. _ 소설가 이승우(조선대 문창과 교수)

 

2021.08.11(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