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1: 바통터치 - 이사
2021.09.22 21:00
4111
바통 터치를 위해
전쟁 참호를 후임에게 넘겨주며
바짝 조였던 탄띠를 풀어 재꼈다
참호를 구축하고, 수호하느라 끌어모은
각종 화기들을 티끌처럼 날려버리고
무신론자일 수는 도시 없었던 포탄 빗발치던 참호에서
거칠게 써 갈겨 오던 나의 당신에 대한
잿빛 투서만 한 움큼 챙겨 나왔다
나를 위한 당신의
핏빛 연서를
2021.09.10(금) 이 부족한 사람을 위해 자원한 후배들이 앞장 서서 성가신 일들을 해치워주고 있다. 오늘 일차적으로 서재를 정리했다. 내 영적 자양분이었던 남들이 쓴 책과 글을 죄다 버렸다. 감사했다. 미안하다. 마음에만 두기에도 용량이 안 된다.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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