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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9더조이유니언 이야기 300 미주 지부

더조이유니언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겼어요. 함께하고 싶어요.
제1화
직전 미주 총무 이홍근 목사께서 귀국했다. 날 찾아오셨다. 탁구 라켓을 들고. 페북에서 내가 탁구 치는 모습을 눈여겨보셨단다. 16면이나 있는 육사 체육관 탁구장으로 모셨다. 손이 잘 맞았다. 태평양을 건너온 노독이 풀렸다며 좋아하셨다. 오래간만에 호적수를 만난 나도 그랬다. 평일 오전 65세 이상 탁구비는 한 시간에 370원이다. 두 사람 2시간 1,480원을 냈다.
제2화
점심값은 그분이 냈다. 그분이 미주 총회 총무 재임 시절에 한국 총회 심리부장이었던 내게 진 빚이 있어서 빚 갚으러 왔다며, 내 구역에서 밥을 사셨다. 내가 심리부장이었던 총회 회기 핫이슈 중 하나가 미주 총회 대의원들의 회원 자격 심리였다. 느닷없이 이런 조건이 전제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총회에는 미주 총회 대의원도 목사 장로 동수로 받기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총회장 이름의 공문이 미주 총회와 한국 총회 심리부에 접수되었다.
그동안 미주 총회 대의원들의 경우 여러 여건 상 목사 장로 동수로 한국 총회에 오는 게 불가능한 현실임을 모교회인 한국 총회가 그 특수성을 감안해왔었다. 그랬다. 미주 총회 장로 대의원의 경우, 그 바쁜 분들이 한국 총회에 참석하려고 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태평양을 건너온다는 게, 시간과 경제적으로 너무 무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브레이크를 한국 총회 임원들이 밟았다.
난제였다. 미주 총회에서는 일단 한국으로 들어가되 한 사람이라도 자격을 부여하지 않으면, 전원 퇴장한다는 비장한 결의를 띠고 귀국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나는 총회 심리부 회의 중 심리부 간사에게 물었다.
”그 공문을 언제 미주 총회에 보냈는가? 그 시점이 미주 총회 개회 이전이었는가, 폐회 이후였는가?“
내가 이런 질문을 간사에게 던진 이유는, 대의원 자격 심리 기준을 관례가 아니라 나름 적법하게 적용하려면, 적어도 미주 총회 전에 새 기준을 미주 총회에 보냈어야 온당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미주 총회 폐회 이후에, 지난 한 달여 전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알았습니다. 됐습니다. 한국 총회에서 결례를 범한 것입니다. 이미 미주 총회에서 한국 총회에 참석할 대의원을 다 선정해 놓았고, 그분들이 비행기 표까지 구입해 놓은 상태인데, 뒤늦게 새 기준을 보낸 것은 무례입니다. 정 새 기준대로 적용하려면 시간을 갖고, 내년 회기 한미 총회장단의 사이에 협의를 해야 합니다.”
관습법도 법이라는, 절차가, 통보 시점이 온당치 못했다는, 적법하게 하려면 유예 기간을 갖고 양측에서 서로가 동의가 되는 결론을 얻을 때까지 협상해야 할 사안이라며, 나는 미주 총회 대의원들에게 회원 자격을 부여했었다.
나는 이 건으로 그 누구의 로비도 받지 않았고, 미주 이홍근 총무와도 얼굴 한 번 마주치지 않았었다. 얼굴을 대하지 않아도 되는 서로 깔끔하고, 단정한 사람들이었을 뿐이다. 근데, 그게 빚이었다며 일부러 나를 찾아와 밥을 사주셨다. 공소시효도 넘긴 ㅋ 수년 전 사건에다가 담터 추어탕을 먹었는데, 값이 12,000원이다. 김영란법에도 해당이 안 될 거다. ㅎㅎ
제3화
정작 내가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이것이다.
더조이유니언 이야기 — 태평양을 넘나들 300번째 이야기다.
지난 2020년 06월 26일(금) 오후 1시 51분, 메신저 부저음이 울렸다. 미주 총무 이홍근 목사님이셨다. 페북에서 더조이유니언 <다른 한 손에 아이패드 쥐여주기> 이야기를 읽다가 감동을 받으셨다며, 한국에 와 있는 아들을 통해 50만 원의 후원금을 보내주셨었다.
오늘 찻집에서 담소를 나누던 중, 이 목사님께서 준비해 오신 후원금을 건네셨다.
미화 500불.
감사했다. 주님의 이름으로 선용하겠다고 했다.
말씀을 이어가셨다. 더조이유니언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겼어요. 함께하고 싶어요. 태평양을 넘나드는 더조이유니언 정신과 실천이었으면 해요. 초교파, 지구촌 대상이라는데, 미국에도 지부를. 착한 양심으로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들과 함께 그 긍휼을 나누고 싶어요. 그랬다. 그러셨다. 가을에 다시 한국에 들어오게 될 것 같은데, 그때 더한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셨다.
더조이유니언 이야기 300회가 그냥 숫자만이 아니다.
살아 생동하는 역사가 꿈틀 거린다.
유명해지기를 우린 원하지 않습니다. 누룩처럼 은밀하게 번져가는 하나님의 긍휼이길 바랄 뿐입니다.라고 나는 화답했다.
만남과 헤어짐이 뿌듯했다.
2023.05.1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