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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7더조이유니언 이야기 299 여호와의 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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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서로돕기운동연합 더조이유니언(대표: 김성찬 목사) 이야기
제목 : 여호와의 한 힘
대상 : ㅇㅇㅇ 목사 부부
후원금 : 100만 원
한때는 은행 출입하는 것도 죄짓는 것만 같았다. 목사가 무슨 집이 필요하냐며 집 가질 생각조차 하지 않았었다.
기관 목회 시절 경리 직원의 강제로 어떻게 넣어둔 주택부금을, 교회 상회비 내려고 해약하러 간 은행 창구 앞에 한참 서 있었다. 은행 직원이 이 아까운 권리를 왜 포기하려 하냐며, 해지를 극구 말렸기 때문이었다. 끝내 해지하자 안타까운 눈으로 나를 한동안 쳐다보던 은행 직원의 멍한 눈망울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전세금이 폭등해 애들 셋 데리고 살던 동네에서 쫓겨날 뻔했던 때에, 나는 집을 사면 빌려주는 은행 돈으로 자가 주택자가 되었다. 의 좋게 십여 년을 살던 집 주인이 한겨울에 달랑 20여 일 여유를 주면서 집을 비우리고 했던 이유가 세입자인 내가 목사였기 때문이다. 그 맘씨 좋던 집 주인 영감님이 느닷없이 신 내림을 받아 점을 치는데, 당최 점괘가 서지 않아 자기네 지존을 찾아갔더니, 영험한 그가 냉큼 쏟아낸 말이 “너희 집에 목사가 살지, 목사가. 그 목사 때문에 그러는 거여, 당장 내쫓아.” 그래서 한겨울에 우릴 내쫓은 거였다.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시18:1)
그랬다. 전세 구할 돈은 안 빌려줘도, 집 구할 돈은 빌려준 시점에 귀신을 움직여서 우리를 점쟁이 집에서 쫓아내신 하나님이 돌이켜보니 우리 가족의 참 힘이셨다.
그 후 집값이 폭등했다. 대출금은 여전히 그 상태로 남아 있지만, 우린 더 이상 도시의 화전민처럼 쫓겨 다니지 않고 한 곳에 붙박이로 살게 되었다. 우리네 힘이 되어주신 하나님 은혜로, 그 하해와 같은 모사 덕분에 모진 목회적 시련 속에서도, 나는 가정을 지켜낼 수가 있었다.
오늘은 뒤늦게 생애 최초로 집을 마련한 목회자 부부네 집들이를 갔다. 두 자녀와 쉴만 곳이 마땅치 않아서 지하 교회당에서 주로 살던 분들이 그 도농 지역 외곽에 자신들의 거처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빚에 빚을 얻어서, 나처럼. 동병상련 같은 아픔과 희열을 맛봤다. 장차 우리를 위해 예비하신 영원한 집이 있지만, 드뎌 안정된 그 작은 삶의 터전이, 눕고 일어날 때마다 그네들의 힘든 목회 사역을 지탱하게 해줄 여호와의 한 힘이 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주 예수께서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오직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마8:20) 하셨지만, 처자식 없는 목회가 용납 되지 않는 목회 현실에서는 적어도 여우나 공중의 새 정도의 보금자리는 목회자 가정에도 마련 되어야 한다. 깔끔한 은퇴를 위해서도 필요한 시대적 지혜다.
우리는 이 말씀을 선사했다.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시18편 1절).”

2023.05.18(목) 낮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