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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휼을 베푸는 자는 즐거움으로 할 것이니라-로마서 12장 8절
긍휼을 베푸는 자는 즐거움으로? 이는 동그란 삼각형이다. 모순이다. 형용모순!! 긍휼 속에 즐거움이 내재되어 있는 거 아닌가? 즐거움 없는 긍휼이 긍휼일 수 있을까? 긍휼 자체가 울트라 즐거움이 아닌가?
문득, 웃는 예수의 초상화를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영광의 주를 십자가에 내어주신 긍휼의 원천이신 하늘 아버지께서도, 긍휼을 나무에 못 박는 순간에 얼굴을 돌리셨다. 긍휼어린 마음은 즐거움일 수 있으나, 긍휼을 베푸는 과정은 자원한 욕된 고난이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사랑하시는/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께서 십자가의 원수들의 즐거움에 아들을 내어주신 에어 내는 비애가 긍휼의 끝이었다.
근데, 나는 긍휼은 즐거움이라고만 여겨왔다. 자기만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바로미터가 긍휼이라고 여겨왔다. 내 긍휼엔 고통이 없었다. 영 죽을 자리에서 그 사랑의 나라로 이끄는 긍휼. 자원한 고난 없는 십자가 팔이. 하여, 내 긍휼은 가짜였다. 그래, 가짜다.
긍휼을 베푸는 자는 즐거움으로 할 것이니라!!
밤이 깊어가는데도, 여전히 낯설다.
2022.10.0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