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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3: 시 야호, 오늘 또 온단다

2023.01.15 10:27

관리자 조회 수:70

4643

 

푼수 없이 또 올린다 쏘리 

 

야호, 오늘 또 온단다 

 

서서 걷는 아이의 눈 높이, 키 높이, 편 팔 높이에 놓여 있는 만물상 물품들을 죄다 걷어내 공중에 매다는 일이 돌 지난 손자를 맞이하는 서막이다 구석구석 안 뒤지는 게 없는 호기심을 장려 보호하고, 적절하게 조절해 줄 요량으로 엎드려 티끌 한 점 없이 쓸고 닦으며 손님맞이에 설레는 마음을 훔치고 있다 엊그제 왔다 갔는데도 눈에 밟히는 아이 노래 불러댔더니 오늘 또 온단다 기저귀 갈아주느라 잠시 발가벗긴 아이를 꼬옥 끌어안고 있던 찰나 할배 바지에 천연덕스레 그린 지도 촉촉이 적시며 은밀하게 번져오던 녀석의 허물없는 온기가 다시 그립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 바지로 갈아입고 새벽부터 도래할 귀인의 예상 동선을 오가며 빈틈없는 경호 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눈동자같이 돌봐주시라고 기도해 왔었는데 그 돌보기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임을 보육을 통해 득했다 보육이란 일개 가정이나 부모의 일만이 아니라 공적 행정과 공적 재원이 뒷받침되는 공보육화가 활발히 병행되어야 함도 깨닫는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시며 두루 보살피시는 하늘의 눈을 의지함이 아이의 보육과 양육에 있어서 절대적 지혜요, 참 힘임이 부인할 길 없다 하늘에 계신 이는 그저 하늘에만 계신 분이 아니기에 낮의 해가 너를 상치 아니하게 밤의 달이 너를 해치지 아니하게 보호해 주실 분이기에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켜 보호해 주실 유일한 분이기에 영존하신 아이의 임마누엘이시기에 2022.09.12(월) 아침 동이 활짝 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