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2: 시/날개
2019.07.11 07:28
날개
누에 애벌레가
자신의 입에서 자기 제어를 위해/불만으로/ 토해 낸 포승줄로,
뒤집힌 세상과 절연하고자
자신을 친친 감아 꼭 동여맨 고치에서,
희고 질 좋은 명주실을 뿜어내듯,
누에 애벌레만도 못한
수시렁좀*도
자원 유배된 데린구유 천길 나락에서
무릎을 굽히면
출세(出世) 보다
어려운 절연과 은거로
거친 세파를 비단길 만든 절해고도의
수사(修士)처럼
예루살렘 밖에서는 죽는 법이 없어
슬픔의 길을 자청하여 홀로 걸어 들어갔다가
나풀나풀 부활의 영광으로 변모한
빈 무덤의 주인 마냥
날개가 돋을까
날개가 돋을 수 있을까
네 번 모습을 바꾼 후에
고치를 짓는 누에 애벌레마냥
흰 밤을 뒤척이며
사경(四更)을 마지못해 견딘 투정의 힘줄로
자신을 칭칭 감아 꼭꼭 동여매는
고치가 되면
2019.07.07(주일)
* 수시렁좀
[동물] 수시렁이의 애벌레. 몸길이는 1센티미터 정도이고, 모양은 반대좀 비슷하며 온몸이 적갈색의 광택 있는 털로 덮여 있다. 모피, 누에고치, 곡류 등을 파먹는 해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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