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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6 : 시/결자해지

2021.01.15 15:21

관리자 조회 수:8

소싯적 내 불찰로 집안에 시비가 붙을 때마다 어머니께서는 나를 나무라지 아니하시고 늘 사탄이 역사한다고 하셨지 매 소요의 귀책사유가 내 허물이 아니라 제 삼자 더군다나 보이지 않는 어떤 실체에 있다는 어머니의 해석에 나는 안도해 마지 않았었지 100여 년만에 맹위를 떨친 연짱 혹한에 염장식품처럼 칩거하고 있다가 달포만에 중랑천변으로 산책을 나갔네 동파에 시달리는 꽁꽁 언 수도관 녹여보려고 안간힘을 다했으나 그떡하지 않던 얼음짱이 언제 그랬느냐는듯 햇볕에 말랑말랑해져 콸콸 쏟아내리고 있었네 사탄이 역사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오버랩 되었네 나는 읊조렸네 하늘이 묶었으니 하늘이 푸는것이 당신이 풀었으니 당신이 재묶는게 지극히 당연하여 선선히 인정하오 동파도 하느님탓 해빙도 하나님몫 푸시오 묶었으니 매시오 풀었으니 계절의 순환처럼 천부께서 내 계절의 채무자 이시옴을 내 어찌 사양하리 빚없고 책무없는 내 인생은 꽃놀이패 내 탓일리 없기에 내 의무가 아니기에 내 힘으로 맞서야 할 이유 전혀 없기에 혹서도 싫지않고 혹한도 맵지않네 양광에 폰카메라 들이대듯 무력한 내 삶의 이력도 내 탓이 아니네 모든 탓을 오직 그분께만 올려드리는 나는 찐 교도이네 세상탓도 내탓도 아닌 당신 탓만 있는 이내 무균실에서는
2021.01.16(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