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77: 휴가?
2022.07.30 18:47
4577
일생 내 모진 기억 속에,
가족 휴가는 딱 한 번, 강촌 일박이일. 션찮은 목회를 하는 목사가 누릴 휴가는 없는 법이라고, 그 모진 법을 자녀들에게까지 강요했던 내 어리석음이 후회스럽기 그지없다.
해도 어느 교회 원로 김ㅇㅇ 목사님께서는 바로 옆에 있는 어린이 대공원엘 자녀들 데리고 한 번도 가보신 적이 없었다고, 못된 장로들 등쌀에 일찍 물러나시면서 공개적으로 읊조리셨지. 깡촌, 당신의 선대인先大人께서 전 재산 같은 소 한 마리 팔아서 헌금한 돈으로 개척한 교회를, 주린 배를 쥐고 목양 일념으로 사셨고, 가련했던 양떼들을 생명 바쳐서 양육했건만, 지역 감정에 매몰된 인간들이 등에다가 칼을 꽂았다지. 후임 우리 얼라야, 내 앞에서 그 당회원 중 물짠 명바기 팔아 출세(?)한 어느 인간이 그랬다. 그 드물게 보는 성자이신 목회자를. 순순히 물러서셨지. 오늘도 여전히 묵언수행 중이시고.
본격적인 휴가철
서결이가 휴가를 갔다는 말에 혈압이 오른다.
나라가 무너지고 있는데
무궁화 꽃이 피었다. 핏빛이다.
움직이면 쏜다.
세계는 오징어 게임이 한창이다.
움직이면 쏜다는데,
외출이라니
이승만이 한강 철교 폭파해 버리고
홀로 떠난 서울,
내가 지킨다.
무심한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2022.07.30(토) 한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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