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서울 구경 제 2탄
2008.02.28 18:28
서울살이 20 여년 째 되던 어느 한 날. 그녀가 미국 남동생 만난다고 전철로 종각을 간다 하여 함께 나섰는데, 왠걸 종로 5가역을 지나면서 옆구리가 허전해 둘러 보았더니, 그녀가 사라져 버리고 없는 것 아닌가? 이칸, 저칸 허걱이며 찾아 다녔지만 그녀의 흔적은 당췌 찾아 볼 수가 없었지 않았던가? 그때.
핸드폰도 없던 시절, 아득한 신기루 쫓듯, 그녀를 찾아 헤매다 결국 찾지도 못하고 나 혼자 터덜거리며 종각에 이르렀더니, 아니 그녀가 거기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배시시 웃으며.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종로란 멘트가 나와서 그냥 튀어 나갔다는 것이었던 것이다.
종로하면 다 종로인 줄 알았단다. 5가도 있고, 3가도 있고, 종각도 있는 것을 알 까닭없이 그 잘난 상계동에서만 20 여년 코옥 처박혀 살았기에.
그녀를 20 여년 서울살이 긴 세월 동안 종로통 한번 구경시켜주지 못한 나였지만, 그때도 난 그 촌극이 내 탓이라고 말하지 않고, 순전히 이 띨띨한 여편네가 미욱한 탓이라며 쥐어박고, 놀려만 댔었는데......
그리고, 5년 여가 흐른 2008년 2월 28일 목요일 -
그런 그녀가 오늘 새벽안개 마르기 전부터 무슨 서류 그 어딘가에 오늘까지 갖다내야 한다며,
감기 기운 탓하며, 미동도 않는, 탱자 탱자하는 이 한량같은 남편대신 혼자 집을 나섰는데,
글쎄 하루 해가 서산으로 꼴깍 넘어가는 이 시점까지 도시 나타나지 않아, 또 어디 삼천포로 빠졌나 은근한 염려가 밀려드는데, 삐리릭 문자 메시지가 날아 들었것다.
"오늘 동사무소에서 부터 띨띨하게 왔다갔다 한 것들 홈피에 제목 멍청한 보경 글 좀 올려요"
17시 41분 아지맘
하계 2동 동사무소, 7호선 어린이 대공원 역 세종대, 2호선 을지로 3가 서울극장 건너편 3층 옥탑 등등. 그녀가 오늘 뱅뱅 오가야 할 동네들이었는 데, 그녀는 그 동네들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빙빙 돌고 돌았나 보다. 오르락 내리락 환승에 환승을 거듭하며, 한번씩만 들려도 만만치 않은 일정인데, 길을 놓쳤는지, 노선을 잘못 골랐는지, 을지로 하니까 3가 역 아닌 또 을지로 입구 역에서나 내려버렸는지, 아님 무슨 서류를 하나쯤 잃어 버리고 다녔는지 암튼. 이제 들어 오면 제 머리 쥐어 박으며 미주알 고주알 숨가뿐 일정을 보고해 대겠지.
기대가 된다.
다소 미욱하나, 정말 성실한 그녀의 서울구경 제 2탄이
글구, ㅋ ㅋ
그녀가 꼭 가지고 갔어야 할 서류가 지금 내 책상 한켠에서 하루종일 나뒹굴고 있는데...
핸드폰도 없던 시절, 아득한 신기루 쫓듯, 그녀를 찾아 헤매다 결국 찾지도 못하고 나 혼자 터덜거리며 종각에 이르렀더니, 아니 그녀가 거기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배시시 웃으며.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종로란 멘트가 나와서 그냥 튀어 나갔다는 것이었던 것이다.
종로하면 다 종로인 줄 알았단다. 5가도 있고, 3가도 있고, 종각도 있는 것을 알 까닭없이 그 잘난 상계동에서만 20 여년 코옥 처박혀 살았기에.
그녀를 20 여년 서울살이 긴 세월 동안 종로통 한번 구경시켜주지 못한 나였지만, 그때도 난 그 촌극이 내 탓이라고 말하지 않고, 순전히 이 띨띨한 여편네가 미욱한 탓이라며 쥐어박고, 놀려만 댔었는데......
그리고, 5년 여가 흐른 2008년 2월 28일 목요일 -
그런 그녀가 오늘 새벽안개 마르기 전부터 무슨 서류 그 어딘가에 오늘까지 갖다내야 한다며,
감기 기운 탓하며, 미동도 않는, 탱자 탱자하는 이 한량같은 남편대신 혼자 집을 나섰는데,
글쎄 하루 해가 서산으로 꼴깍 넘어가는 이 시점까지 도시 나타나지 않아, 또 어디 삼천포로 빠졌나 은근한 염려가 밀려드는데, 삐리릭 문자 메시지가 날아 들었것다.
"오늘 동사무소에서 부터 띨띨하게 왔다갔다 한 것들 홈피에 제목 멍청한 보경 글 좀 올려요"
17시 41분 아지맘
하계 2동 동사무소, 7호선 어린이 대공원 역 세종대, 2호선 을지로 3가 서울극장 건너편 3층 옥탑 등등. 그녀가 오늘 뱅뱅 오가야 할 동네들이었는 데, 그녀는 그 동네들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빙빙 돌고 돌았나 보다. 오르락 내리락 환승에 환승을 거듭하며, 한번씩만 들려도 만만치 않은 일정인데, 길을 놓쳤는지, 노선을 잘못 골랐는지, 을지로 하니까 3가 역 아닌 또 을지로 입구 역에서나 내려버렸는지, 아님 무슨 서류를 하나쯤 잃어 버리고 다녔는지 암튼. 이제 들어 오면 제 머리 쥐어 박으며 미주알 고주알 숨가뿐 일정을 보고해 대겠지.
기대가 된다.
다소 미욱하나, 정말 성실한 그녀의 서울구경 제 2탄이
글구, ㅋ ㅋ
그녀가 꼭 가지고 갔어야 할 서류가 지금 내 책상 한켠에서 하루종일 나뒹굴고 있는데...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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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흥
2008.03.0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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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보경
2008.03.05 15:09
오목사님! 부족한 글 읽으시고 댓글주셨네요. 감사합니다...♡아! 근데 좀 챙피하네요...^^ 원래 제가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한답니다...^^왜냐하면 목사님시간에 맞추다보면 제 계획대로 빨리 진행하지 못한답니다. 아무말 없이 살짝살짝 나가서 볼일보고 돌아오곤 합니다. 서울길을 익힐려고 전철노선 정거장역을 외우고 길 헷갈리지 않게 사전에 미리 점검해서 준비물도 잘 챙기고 정신 똑바로 차립니다. 목사님! 다음번에는 성공한 얘깃거리 만들어서 올리겠습니다. 목사님 홈피에 들어오셔서 좋은 글 올려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오목사님글 열심히 읽고 댓글도 올리겠습니다. 오늘도 주 안에서 승리하시고 따뜻한 봄 기운을 북돋우는 햇빛이 눈부시네요.^^**^^ -
윤보경
2008.03.05 15:13
애그머니---나
아까운 글 지워져 버렸네.
바로 윗 답글 한번 수정하다가 그만
첫 답글을 지워버렸네요.
하루 종일 일보러 다니다가, 기진했던 이야기를 써놨었는데.
그 두꺼운 새양말이 오백원짜리 동전 만하게 닳아 구멍이 뚫려 버릴 정도로
힘들었던 하루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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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치밀한 한치의; 오차도 없는 디지탈시대에서
사모님의 아날로그적시대의 그 느림의 미학 그 모습이 훈훈한
인정을 느끼게 하네요.
아니 사모님의 방황은 사모님의 책임이 아니라
목사님의 무책임입니다.
모든 책임은 목사님에게 있습니다.
왕비님의 외출을 그냥 보고 계신다는 것은 무슨 빽이라도 있습니까?
목사님의 직무 유기이고, 책임 회피입니다.
(2008년도 목회자 지침서에보면
목사는 아내의 네비게이션이다)
목사님은 목회자 지침서도 파악하지 못한 책임을 지셔야합니다.
항상 아내가 외출할 때는 차량이나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시
미리 목적지를 파악하고 안전하고 빠른 시간에 함께 동행함은
필수요.옆에서 1미터 거리에서 항상 미리 길을 에스코트해야합니다.
사모님 이문제는 분명히 목사님에게 책임추궁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못하시도록 분명히 다짐을 받고 .
사모님의 영원한 네비게이션으로써의 책임을 다하실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사모님 !
어디 함부로 길다니시지 말고요
항상 목사님과 함께 다니세요.
21세기에 사모님같은 분이 계심이 따사롭네요.
저도 길치입니다.
아파트 심방은 항상 다른집 벨을 누르고, 동수 잘몰라서 실수하고,.....
저와 같은 부류입니다.
용기를 얻습니다.
사모님건강하세요 "화이팅 "-